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가상자산 투자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권이 시끌벅적하다. 김 의원이 투자한 가상자산으로 위믹스, 마브렉스, 클레이 등이 지목되면서 관련 업계도 뒤숭숭한 분위기다.

특히 블록체인 게임업계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김 의원이 블록체인 게임 사업을 전개하는 회사가 발행한 가상자산을 보유했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블록체인 게임사가 '입법 로비'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사업자들은 해명하느라 바쁘다 '로비는 없었다' '사전에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며 해명에 나선다. 


수차례 룰 만들라 했는데...외면한건 정부와 국회

며칠째 '김남국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는데, 사실 이 논란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두가지 정도만 밝혀내면 된다. 김남국 의원이 가상자산에 투자한 자금의 출처가 어떻게 되는가. 가상자산 투자에 앞서 내부 정보를 미리 듣고 투자한 것이 있는가 등이다. 이해충돌과 업무시간의 가상자산 투자 등 여러 논란이 있지만, 결국 핵심은 위 두가지일 것이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김남국 의원실 블로그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김남국 의원실 블로그

김남국 의원이 '어디에' 투자를 했는가는 사실 중요한 이슈는 아닐 것이다. 그가 위믹스나 마브렉스, 비트토렌트, 클레이페이 등에 투자했다고 해서 그 가상자산들이 모두 잘못된 것이 아니란 얘기다. 이 가상자산을 발행한 회사들이 사전에 김남국 의원에게 정보를 흘려주지 않았다면, 이들은 아무 잘못이 없다.  

우리는 음주운전을 한다고 해서 소주 판매회사에 책임을 묻지 않는다. 그런데 유독 가상자산과 관련된 범죄나 의혹이 나오면 가상자산 자체가 문제라는 시각이 튀어나온다. 이같은 잘못된 인식은 가상자산과 관련된 룰을 제대로 만들지 못한 국회와 정부 때문이다.

비트코인이 주목받기 시작한 2017년말부터 수많은 전문가들은 여러차례, 투자자들을 위해 제대로 된 룰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지적해왔다. 그런데도 여전히 자금세탁 방지를 위한 법이 마련된 것 외에는 한발도 전진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방치한 주인공들은 바로 국회와 정부다.

떠도는 말처럼 정말 룰을 만드는 것이 가상자산을 인정하는 꼴이 될까봐 미적거린 것은 아니었겠지만, 결과적으로 미뤄두다 보니 공직자 재산신고 목록에도 빠진 것 아닐까. 


도박 게임? 블록체인 게임은 '웹 3.0' 대표 주자 

블록체인 게임 자체가 잘못이라는 관점도 안타깝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사행심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서비스할 수 없다. 그래서 블록체인 게임사들도 법을 지키기 위해 우리나라에서 서비스하지 않는다. 도대체 블록체인 게임사들이 뭘 잘못했다는 것인가.

지난 3월2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GDC 2023 부대행사인 GDC 엑스포에서 관람객들이 폴리곤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사진=허준 기자
지난 3월2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GDC 2023 부대행사인 GDC 엑스포에서 관람객들이 폴리곤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사진=허준 기자

디지털 자산 소유권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인정해주고, 이를 통해 새로운 재미와 가치를 만들어내는 이른바 '웹 3.0'이라 불리는 서비스는 이미 전세계적으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우리가 플레이투언(P2E)라고 부르는 블록체인 게임도 '웹3.0'의 대표주자로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블록체인 게임은 단순히 게임으로 돈을 번다는 개념에 머물지 않고 게임에 들인 내 시간과 노력으로 만들어낸 아이템의 소유권을 보장한다는 개념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수많은 게임사들이 여기에 도전하고, 또 실패하며 방향을 찾고 있다. 글로벌 게임 개발자들의 축제인 GDC 2023에서도 블록체인 게임을 주요 주제로 다룰 정도로 전세계적으로 관심이 큰 분야다. 

안타까운 점은 전문가들이 수차례 규제샌드박스 등을 활용해 제한적인 형태로라도 국내에서 서비스하며 부작용을 줄여가야 한다는 지적을 했지만 여전히 정부는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심의를 거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논란으로 인해 블록체인 게임 금지 기조는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결국 이렇게 해외 기업에 주도권을 내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니 안타까울 뿐이다.


철저한 수사로 잘못 가려지길...애꿏은 기업 피해는 없어야

일각에서는 블록체인 게임사들이 법 개정을 위해 로비를 했다고 한다. 해외 사례를 소개하고, 블록체인 게임의 장점과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설명하는 것이 로비라면 로비일 수 있겠다.

그래픽=디디다 컴퍼니 제공
그래픽=디디다 컴퍼니 제공

그렇다면 지금도 정부와 국회에서 활동하는 수많은 기업들의 대외협력 담당자들이 로비중이다. 기업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 정부와 국회에 기업의 입장을 설명하는 일을 하지 않는 기업은 없을테니 말이다.

김남국 의원과 관련된 논란은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그 때문에 애꿎은 가상자산 관련 기업이나 블록체인 게임사들에게까지 돌을 던지면 안된다. 물론, 수사 결과 기업들이 금품을 제공했거나 내부 정보를 제공했다면 엄벌에 처해야 함은 당연하다. 그리고, 이제라도 서둘러 '룰'을 만들자. 가상자산 관련 업권법과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심의 규정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