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의 기축통화 역할을 하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테더(USDT)가 점유율 60% 고지를 깨며 독주 체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USD코인(USDC)이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달러와 가치 연동(페깅)에 문제가 생기고 바이낸스USD(BUSD)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재를 받는 등 강력한 경쟁자들이 흔들리며 반사이익을 모두 가져가는 모습인데요. USDT 역시 발행사 테더에 대한 불신과 준비금 의혹이 제기됐지만 지난해 테라·루나 사태에도 견고함을 보여준 데다 여전히 대규모 거래에 가장 많이 쓰이는 스테이블코인으로 자리 잡으면서 당분간 입지가 더 강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30일 탈중앙화금융 데이터 플랫폼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전날 기준 USDT의 스테이블코인 시장점유율은 60.21%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5월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 6위까지 올라섰던 테라USD(UST)가 추락한 뒤 USDT와 USDC·BUSD의 3강 구도가 굳혀지는 듯했지만 USDC와 BUSD에 잇따라 탈이 생기며 USDT로 급격히 무게중심이 쏠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 USDC와 BUSD의 위기, USDT엔 독주 기회로

 

USDC는 이달 11일 발행사인 서클이 최근 파산한 SVB에 약 33억 달러의 자산을 맡겼다고 밝히면서 타격을 입었습니다. 달러와 가치가 같아야 하는 만큼 USDC는 1달러를 유지해야 하지만 SVB 파산 이후 0.8달러 선까지 떨어졌죠. 서클은 USDC를 언제든지 달러로 바꿔주도록 발행량만큼의 준비금을 안전자산에 보관하는데 SVB에 맡긴 돈을 날릴 경우 USDC도 휴지 조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과매도로 이어진 것입니다. BUSD는 미국 당국의 규제에 발목을 잡혔습니다. SEC는 지난달 중순 BUSD를 미등록증권으로 판단한 뒤 BUSD 발행사 팍소스에 ‘웰스 노티스(Wells notice)’를 발표했죠. 웰스 노티스는 SEC가 민사소송을 제기할 기업에 해명을 요구하는 사전 통지서입니다. 미국 뉴욕 금융감독청(NYDFS)도 팍소스에 BUSD 발행 중단 명령을 내리는 등 가세했죠. 증권성 논란에 휩싸인 BUSD는 코인베이스 등 대형 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되며 BUSD 시가총액은 최근 81억 달러대로 반 토막이 났습니다.

 

💸 100% 안전보장은 아니어도 당분간 건재

 

그러나 이처럼 경쟁자들이 스스로 무너지면서 USDT 독주 체제가 형성됐지만 USDT 역시 100% 안전하지는 않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 시각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테더홀딩스의 지분 86%를 금융업과 관련 없는 아역 배우 출신 투자자, 성형외과 의사, 전자제품 판매업 종사자, 변호사 등 4명이 보유했다고 보도하며 “USDT를 취급하기에는 금융 경험이 충분하지 않은 특이한 집단”이라고 지적한 일이 있었죠. 테더의 준비금 내역이 투명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테더는 웹사이트에 준비금 현황을 공개하지만 공식적으로 회계감사를 받지 않기 때문인데요. 그럼에도 USDT는 당분간 건재할 것으로 분석됩니다. 코인평가사 쟁글은 “테더의 지급 준비금이 명확하지 않지만 루나 사태 때 성공적으로 2주간 100억 달러를 문제없이 상환하는 등 시장의 신뢰를 쌓았다”며 “특히 글로벌 거래소의 파생상품 거래 대부분이 USDT로 이뤄져 당분간 시장 내 입지가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