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코인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중앙화 거래소 톱2로 꼽히는 바이낸스와 FTX의 갈등이 전면적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이때문에 글로벌 코인 시장이 요동치며 해외 증시와의 디커플링 현상 또한 심화되고 있다. 이는 결국 중앙화 거래소의 민낯을 드러내고, 코인 시장의 규제회색지대를 악용한 '쩐의 전쟁'이라는 점에서 향후 글로벌 규제 가이드라인 형성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건의 발단은 이달 초 미국의 코인 전문매체들이 FTX의 창립자인 샘 뱅크먼의 코인투자사 알라메다의 위험성을 보도하며 촉발됐다. 샘 뱅크먼이 이끌고 있는 FTX는 자체코인 FTT를 보유 중이며, 투자사 알라메다를 통해 이를 운용해왔다. 문제는 담보 대출 등 파생 상품에도 FTT를 활용하며 생태계를 키워왔다는 점이다. FTX의 거래량이 폭증하고 휘하 알트코인이 크게 힘을 받으며 FTX는 바이낸스를 위협하는 경쟁자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자본 시장 전반의 자금 경색은 FTX 역시 뒤흔들었다. 최근 들어 급격히 내부 유동성 이슈가 불거진 가운데, 기름을 부은 것은 경쟁사인 바이낸스의 CEO 창펑 자오다. 그는 연일 트위터를 통해 FTX를 공격하며 "보유한 모든 FTT를 매각하겠다"고 선언했다. 테라 루나와 마찬가지로 코인 자산시장에서 복잡성을 띄고 있는 FTT는 큰폭으로 하락했고, 관련 상품 및 알라메다가 보유한 솔라나 등 알트코인 포트폴리오도 일제 급락하기 시작했다.

이느 코인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며 8일 오후 1시 기준, 비트코인은 전거래일대비 4% 가량 급락한 개당 2700만원까지 밀린 상태다. 거시 경제 흐름과 무관하게, 양대 거래소 CEO간의 혈투가 1300조원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선 FTX 거래소 내 비트코인 보유량이 0에 도달한 것으로 추정한다.  알라메다가 보유 중인 코인들 또한 연쇄적으로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샘 뱅크먼 FTX 창업자는 뒤늦게 바이낸스에 손을 내밀며 진화 작업에 나섰다지만 시장의 분위기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외신 등에선 FTX가 미국 규제당국에 바이낸스를 밀어내기 위한 작업을 시도한 것 아니냐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이를 눈치챈 창펑 자오 바이낸스 창업자가 이를 막물고 'FTX 죽이기'에 돌입했다는 것이다. 

원인 여하를 떠나 무엇보다 코인 투자시장에선 양대 거래소가 가진 시장 점유율이 압도적인 데다, 두 회사 모두 자체 코인을 통해 상당한 코인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자칫 제2의 루나 사태로 비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류 코인 상당수가 두 거래소와도 유동성 측면에서 연관성이 깊은 탓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두 회사가 서로 상대방 코인을 던지며 시장 전반을 흔들고 있고, 이미 디지털 달러로 자리한 스테이블코인을 공격용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며 "중앙화 코인 거래소의 일전이 시장 전반을 흔든다는 점에서 각국 규제 당국 또한 유심히 지켜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